솔직하게 쓰겠습니다. 저는 오픈월드 생존 게임을 진짜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쓴 게임 대부분이 그 장르예요. 그런데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는 안 맞았습니다. 친구와 같이 했는데 둘 다 같은 반응이었고, 엔딩까지 보긴 했지만 그건 재밌어서가 아니라 억지로 끌고 간 겁니다. 왜 그랬는지 적어보겠습니다. 동굴만 파면 다 해결됩니다 이 게임에서 제가 제일 답답했던 부분입니다. 배고프면 동굴, 목마르면 동굴입니다. 지상에서 사냥하거나 채집할 필요를 거의 못 느꼈습니다. 동굴에 내려가면 물자가 나오고, 그걸로 배고픔과 갈증이 다 해결됩니다. 그러니 지상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어요. 동굴도 문제입니다. 내려가는 동굴마다 거의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구조도 비슷하고 나오는 것도 비슷해요. 처음 몇 번은 탐험하는..
서브노티카를 40시간 넘게 했는데 아직 스토리 절반밖에 못 갔습니다. 진도가 안 나가는 게 아니라, 가는 길마다 다른 데를 보고 싶어져서요. 구석구석 다 보려면 80시간에서 100시간은 걸릴 것 같습니다. 다른 생존 게임도 여럿 해봤지만 이만큼 "더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흔치 않았습니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이 게임을 시작하면 얕은 바다에서 시작합니다. 밝고 알록달록한 산호초 구역이라 편안해요. 그런데 조금만 나가면 바닥이 안 보이는 데가 나옵니다. 저는 처음에 그 아래로 못 내려갔습니다. 어두운 것도 그렇고, 뭐가 있는지 모르니까요. 산소는 한정돼 있는데 시야는 안 나오고, 저 아래에서 뭔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게임이 위협적인 걸 보여주지도 않는데 알아서 무서워집니다. 그런..
플래닛 크래프터를 재밌게 했고,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다시 켭니다. 죽어 있는 행성을 사람이 살 수 있게 만드는 게임인데, 하다 보면 웃긴 일이 생깁니다. 열심히 행성을 살렸더니 물이 차올라서 제 기지가 잠기더라고요. 그 얘기부터 자동화까지, 해보면서 느낀 걸 정리했습니다.처음엔 숨 쉬는 것부터 걱정합니다시작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입니다. 대기가 없어서 산소통을 메고 다녀야 하고, 산소가 떨어지면 죽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계속 산소 게이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어디까지 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지 계산하면서 움직여야 해요. 조금만 욕심내면 돌아오는 길에 숨이 막힙니다. 저는 초반에 이것 때문에 여러 번 곤란했습니다. 여기서 하는 일이 재료 모으기입니다. 지표면에 널린 광물을 줍고, 동굴을 뒤지고, 부서진 우..
그린 헬을 하면서 정말 많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했던 건 죽는 이유가 매번 달랐다는 겁니다. 적대 부족에게 죽고, 뱀에 물려 죽고, 거미를 밟아서 죽고, 상처를 제때 치료 안 해서 죽었습니다. 이 게임은 제목 그대로 정글이 지옥이라는 걸 계속 알려줍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한 이유가 있는데,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죽는 방법이 이렇게 많습니다 보통 생존 게임에서 죽는다고 하면 적에게 당하거나 배고픔으로 쓰러지는 정도입니다. 그린 헬은 다릅니다. 적대 부족은 그나마 예상 가능한 위협입니다. 활을 들고 다니고 무리로 움직여서, 발견되면 도망치기도 쉽지 않습니다. 뱀은 예고가 없습니다. 풀숲을 지나가다 물리면 독이 퍼지고, 해독제가 없으면 그대로 끝입니다. 거미를 밟아서 죽었습니다. 바닥을 보고 다니지..
팰월드를 얼리 액세스 때부터 해서 300시간 넘게 했습니다. 최근 1.0 정식 출시까지 이어서 하고 있고요. 이 게임을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이 게임은 유저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아내는 도감을 채우고 저는 건물만 지었습니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아내와 같이 하면서 나왔습니다. 같은 게임을 같은 시간에 켜놓고 하는데, 하는 게 완전히 달랐습니다. 아내는 하루 종일 맵을 돌아다니며 펠을 잡았습니다. 도감 채우는 게 목표였거든요. 새로운 지역이 열리면 제일 먼저 뛰어나가서 뭐가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저는 거점에만 있었습니다. 건물 짓고, 배치 바꾸고, 생산 라인 정리하는 게 재밌었습니다.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필요한 자원만 캐서 바로 돌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