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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쓰겠습니다. 저는 오픈월드 생존 게임을 진짜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쓴 게임 대부분이 그 장르예요. 그런데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는 안 맞았습니다. 친구와 같이 했는데 둘 다 같은 반응이었고, 엔딩까지 보긴 했지만 그건 재밌어서가 아니라 억지로 끌고 간 겁니다. 왜 그랬는지 적어보겠습니다.

 

동굴만 파면 다 해결됩니다

 

이 게임에서 제가 제일 답답했던 부분입니다. 배고프면 동굴, 목마르면 동굴입니다.

 

지상에서 사냥하거나 채집할 필요를 거의 못 느꼈습니다. 동굴에 내려가면 물자가 나오고, 그걸로 배고픔과 갈증이 다 해결됩니다. 그러니 지상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어요.

 

동굴도 문제입니다. 내려가는 동굴마다 거의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구조도 비슷하고 나오는 것도 비슷해요. 처음 몇 번은 탐험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나중엔 그냥 같은 걸 반복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전작인 더 포레스트를 17~18시간 정도 해봤는데, 그때는 지상에서 할 일이 많았습니다. 집 짓고, 방어하고, 사냥하고요. 이번 작품은 그 균형이 무너진 느낌입니다.

 

집도 사냥도 안 하고 엔딩을 봤습니다

 

이게 이 게임에 대한 제 평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저는 엔딩을 볼 때까지 집을 안 지었고, 사냥도 안 했습니다. 오직 동굴에서 물자만 수급했습니다.

 

생존 게임에서 이게 가능하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집을 짓는 이유가 없고, 수렵을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채집도 사방에 널려 있는 걸 그냥 줍는 수준이라 고민할 게 없었습니다.

 

보통 생존 게임의 재미는 "뭘 우선할까"를 정하는 데 있습니다. 여기는 그 고민 자체가 사라져 있었어요. 뭘 해야 할지 정할 필요 없이 동굴만 가면 되니까요.

 

유물 7개를 모으는 걸로 엔딩을 봤는데, 솔직히 그 과정도 재밌었다기보다 억지로 끝냈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겨울도 그냥 동굴이었습니다

 

이 게임에는 계절이 있고 겨울이 옵니다. 다른 생존 게임이라면 겨울을 대비해서 가을에 뭔가를 모아두거나 준비하는 재미가 있을 텐데, 여기서는 그럴 필요를 못 느꼈습니다.

 

겨울이 와도 그냥 동굴 가면 됩니다. 계절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데, 정작 그 계절에 맞춰 뭔가 준비하게 만드는 장치가 약했습니다. 저는 겨울이라는 걸 신경 쓴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이게 아쉬운 이유는, 계절과 대비라는 시스템 자체는 좋은 아이디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생존 게임들이 이걸로 긴장감을 만들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그 장치가 있어도 작동을 안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같은 상황을 겪었을 때

 

한 번은 그냥 넘어갔는데, 우주선이 있는 특정 동굴에 두 번째로 들어가게 됐을 때 정말 짜증이 났습니다. 새로운 걸 기대하고 내려갔는데 비슷한 반복이었거든요. 그 순간이 이 게임에 대한 제 인내심이 거의 끝난 지점이었습니다.

 

친구도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이걸 밝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같이 한 친구도 저와 똑같이 느꼈습니다.

 

둘 다 오픈월드 생존 게임을 좋아하는데, 둘 다 이 게임에서는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혼자였으면 진작에 접었을 겁니다. 같이 하는 사람이 계속하자고 해서 이 악물고 끝까지 갔습니다.

 

정가로는 추천 못 합니다

 

가격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저는 할인해서 4천 원에서 6천 원 정도가 적정가라고 봅니다.

 

저는 전작을 재밌게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고 나니 오히려 전작이 더 잘 만든 게임이었다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전작에 있던 지상 활동의 재미가 여기서는 거의 사라졌고, 그 자리를 동굴 반복이 채웠습니다.

 

전작 팬이라서 이 작품이 더 좋게 느껴질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전작을 아는 사람일수록 뭐가 빠졌는지 더 잘 보일 겁니다.

 

정리하면

 

추천: 던전 탐험 위주의 반복 플레이를 좋아하시는 분. 건설이나 수렵 없이 단순하게 진행하고 싶으신 분. 세일가로 부담 없이 접근하실 분.

 

비추천: 저처럼 지상 활동과 건설을 생존 게임의 핵심으로 생각하시는 분. 전작 더 포레스트의 균형을 기대하시는 분. 반복적인 동선을 못 견디시는 분.

 

정리하면 저는 오픈월드 생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게임에 실망했습니다. 동굴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는 구조가 다른 활동들을 다 무의미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집도 사냥도 없이 엔딩을 봤습니다. 정가로 사시는 건 권하지 않고, 세일할 때 가볍게 해보시는 정도를 추천합니다.


 

 

 

[출처]
이미지 출처: 선즈 오브 더 포레스트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