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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우나이트 실크송을 하면서 계속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화나는 지점이 제가 예상한 곳이 아니었어요. 보스가 어려운 건 각오했는데, 정작 저를 제일 지치게 한 건 보스가 아니라 가는 길에 깔린 함정들이었습니다. 이런 류 게임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을 먼저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도 처음엔 많이 힘들었거든요.

 

보스보다 함정이 더 어렵습니다

 

실크송 리뷰를 보면 대부분 보스 난이도 얘기를 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그런데 보스는 그나마 납득이 됩니다. 패턴을 파악하면 뚫리고, 뚫었을 때 성취감도 있습니다. 죽어도 "내가 못 피했네" 싶습니다.

 

문제는 이동 구간입니다. 맵 곳곳에 함정이 깔려 있는데, 이게 몬스터랑 같은 수준으로 아픕니다. 주인공 호넷은 시작할 때 체력이 다섯 칸인데, 함정 한 번 밟으면 두 칸이 날아갑니다. 세 번이면 죽습니다.

 

더 화나는 건 일부 함정은 맞는 순간 강제로 뒤로 보내버린다는 겁니다. 힘들게 뚫고 온 구간을 다시 지나야 해요. 그리고 죽으면 마지막 휴식 지점에서 시작되는데 몬스터는 전부 부활해 있습니다. 어렵게 진입한 구역을 처음부터 다시 뚫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됩니다.

 

보스전은 실력이 늘면 해결됩니다. 그런데 함정 구간은 실력보다 인내심의 문제입니다. 같은 길을 다섯 번째 지나갈 때 느끼는 감정은 도전 의욕이 아니라 그냥 피로예요. 저는 이 부분이 이 게임에서 제일 아쉬웠습니다.

 

초반 잡몹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스도 아니고 후반부 몬스터도 아닌데 한 번에 두 칸씩 깎습니다. 전작 할로우나이트에서 이 정도로 위협적인 적을 만나려면 한참 진행해야 했는데, 실크송은 시작부터 이렇습니다.

 

이런 류 게임이 처음이라면 각오하셔야 합니다

 

여기가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실크송은 전작이 워낙 유명해서 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이 사셨을 겁니다. 스팀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으니까요. 그런데 이 게임은 메트로배니아 입문작으로 권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처음엔 많이 헤맸습니다. 이 장르는 특유의 규칙이 있는데, 그걸 모르면 게임이 불친절하게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지금 못 가는 길은 나중에 능력을 얻으면 열린다는 것, 막혔다 싶으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 죽는 게 기본 전제라는 것 같은 감각이요. 이걸 아는 사람은 "아직 갈 때가 아니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모르면 벽에 계속 부딪힙니다.

 

지도 시스템도 진입 장벽을 높입니다. 지도를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상인을 찾아서 사야 합니다. 돈이 없으면 지도가 없고, 지도가 없으면 함정과 몬스터가 깔린 지형을 감으로 헤매게 됩니다. 심지어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조차 장착 슬롯을 하나 차지합니다.

그래서 이런 조합이 됩니다.

 

길을 모르는 상태에서 → 함정에 맞아 두 칸 깎이고 → 잡몹에게 두 칸 더 깎이고 → 죽어서 처음부터. 이 사이클을 몇 번 겪으면 접고 싶어집니다.

 

혹시 처음이시면 이렇게 해보세요. 지도부터 사시고, 막히면 억지로 뚫지 말고 다른 길을 찾으세요. 그리고 초반 몇 시간은 진도가 안 나가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그럼에도 전투 자체는 좋습니다

 

불평만 했는데 좋은 점도 분명합니다.

 

호넷의 조작감이 전작 주인공과 확실히 다릅니다. 더 빠르고 공격적이라 손에 붙는 맛이 있습니다. 전투 시스템도 발전했어요. 평타와 점프로 시작해서 대시, 2단 점프, 도구, 문장이 차례로 열리면서 할 수 있는 게 계속 늘어납니다.

 

특히 문장 시스템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공격력을 올려주는 게 아니라 공격 모션과 효과 자체가 바뀝니다. 도구나 기술과 조합하면 플레이 방식이 달라져서, 나한테 맞는 조합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보스전도 패턴을 파악하고 나면 확실히 재밌습니다. 앞에서 함정 얘기로 불평했지만, 보스를 잡았을 때의 기분은 이 장르가 왜 사랑받는지 알게 해줍니다.

 

다만 보스를 잡아도 눈에 띄는 보상이 없는 건 아쉽습니다. 길이 열리는 것 외에 능력이나 강화 재료가 안 나오다 보니, 고생한 만큼 강해졌다는 체감이 약합니다. 탐험도 마찬가지예요. 어렵게 뚫고 갔는데 나오는 게 돈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추천: 메트로배니아를 해본 적 있는 분. 전작 할로우나이트를 재밌게 하신 분. 죽으면서 배우는 걸 견딜 수 있는 분.

 

비추천: 이 장르가 처음이신 분. 스트레스받으면 게임을 접으시는 분. 명확한 성장 보상을 원하시는 분.

 

정리하면 좋은 게임인 건 맞습니다. 저도 화내면서 계속했으니까요. 다만 "8년 기다린 명작"이라는 말만 듣고 아무 준비 없이 들어가면 초반에 접기 쉽습니다. 특히 이 장르가 처음이시면 각오하고 시작하세요. 보스가 아니라 가는 길이 더 힘들다는 것만 미리 아셔도 좀 나을 겁니다.


 

 

 

[출처] 스팀 서버까지 터트린 미친 기대작 실크송!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리뷰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bSb13ac0wFg

이미지 출처: 할로우나이트 실크송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