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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 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했습니다. 유명한 게임은 아닌데, 처음 켰을 때 정말 신박하다고 느꼈어요. 자동화를 곁들인 성 방어 게임인데, 스팀 소개를 보면 자원을 직접 캘 필요도 없고 건설을 자동화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저는 게임 내내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마인크래프트에 타워 디펜스를 섞었습니다

 

이 게임을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해외 리뷰어 중 한 명이 "타워 디펜스 마인크래프트"라고 요약한 게 가장 정확한 것 같습니다.

 

세계가 복셀, 그러니까 블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형을 파고 쌓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끝없이 몰려오는 적을 막아내는 디펜스가 붙습니다. 성을 짓고, 방어 시설을 설치하고, 웨이브를 버티는 구조예요.

 

일반적인 타워 디펜스와 다른 점은 지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해진 경로에 타워를 놓는 게 아니라, 아예 땅을 파서 길을 만들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방어 수단도 다양합니다. 성벽 쌓고, 발리스타 놓고, 대포 설치하고, 바닥에 구멍 파서 함정을 만듭니다. 적이 몰려오는 경로를 예상해서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자동화는 되는데, 그래서 더 바빠집니다

 

여기가 제가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이 게임은 자동화 시스템이 있습니다. 자원을 캐는 것도, 건설 재료를 만드는 것도 어느 정도 자동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니 이론상으로는 플레이어가 편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였습니다. 자동화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신경 쓸 게 오히려 늘어납니다. 생산 라인이 제대로 도는지 확인해야 하고, 어디서 막혔는지 봐야 하고, 자원이 남아돌면 그걸 어디에 쓸지 정해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웨이브는 계속 옵니다. 성벽을 보강해야 하고, 새 함정을 설치해야 하고, 부서진 곳을 고쳐야 합니다. 크래프팅도 해야 하고요.

 

그래서 자동화가 잘 돌아갈수록 제가 할 일이 늘어나는 이상한 상황이 됩니다. 자원이 많아지니까 지을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지을 게 많아지니까 계속 움직이게 되는 거죠. 저는 게임 내내 "잠깐만, 저것도 해야 하는데" 하면서 뛰어다녔습니다.

 

이게 단점이냐면 아닙니다. 오히려 이 바쁨이 재밌었어요. 할 일이 계속 있고, 그 할 일이 다 의미가 있으니까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다만 "자동화 게임이니까 편하겠지" 하고 들어오시면 예상과 다를 겁니다.

 

신박했던 이유

 

제가 처음에 이 게임이 신박하다고 느낀 건 장르 조합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요소들은 따로 놉니다. 자동화 게임은 자동화만 파고, 디펜스 게임은 방어만 하고, 샌드박스는 짓기만 합니다. 이 게임은 그걸 다 섞어놨습니다.

 

그래서 하나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자동화를 잘 짜도 성벽이 부실하면 뚫리고, 성벽이 튼튼해도 자원 공급이 안 되면 더 못 짓습니다. 함정을 잘 배치해도 크래프팅으로 좋은 무기를 못 만들면 후반이 힘듭니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이 게임의 재미입니다.

 

지형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듭니다. 이번엔 해자를 파볼까, 이번엔 좁은 통로로 유도해볼까 하는 식으로요.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서 매번 다르게 지어보게 됩니다.

 

정리하면

추천: 자동화 게임과 디펜스 게임을 둘 다 좋아하시는 분. 할 일이 계속 있는 게임을 선호하시는 분. 지형을 바꿔가며 방어선을 설계하는 걸 즐기시는 분.

 

비추천: 자동화를 깔아두고 지켜보는 여유를 원하시는 분.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싶으신 분. 정신없는 상황을 싫어하시는 분.

 

정리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쉬운 게임입니다. 자동화, 건설, 디펜스를 한 번에 굴리는 조합이 신선했고, 그 바쁨 자체가 재미였습니다. 다만 소개 문구만 보고 편안한 자동화 게임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이 게임에서 여유로운 건 시스템이지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출처]
이미지 출처: 캐슬 크래프트 스팀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