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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테이크 투를 아내와 둘이 끝까지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명작 맞습니다. 그런데 하는 내내 싸우다 웃다를 반복했어요. 그래서 이 글은 "감동적인 협동 게임"이라는 흔한 소개 대신, 누구와 하면 좋고 누구와 하면 위험한지를 중심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썸 타는 사이라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 게임은 협동을 강제합니다
먼저 왜 싸우게 되는지부터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 게임의 구조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거든요.
잇 테이크 투는 이혼을 앞둔 부부 메이와 코디가 딸의 소원 때문에 인형으로 변해버리면서 시작됩니다. 둘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려면 서로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강제로 놓이는 거죠. 게임 시스템도 이 설정을 그대로 따릅니다.
두 캐릭터에게 주어지는 능력이 항상 다릅니다. 한 명이 못을 던지면 다른 한 명이 망치로 박고, 한 명이 시간을 되돌리면 다른 한 명이 순간이동을 하는 식입니다. 혼자서는 한 발짝도 못 나갑니다. 보스전은 더합니다. 둘이 각자 역할을 정확히 해내야만 데미지가 들어가고, 한 명이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실력 차가 나거나 게임 이해도가 다르면 한쪽이 답답해지기 시작합니다. 저희도 그랬습니다. "거기서 왜 안 뛰어", "그거 아까 말했잖아"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리고 이게 게임 안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안 끝날 때가 있어요.
그래서 관계별로 갈립니다
몇 시간을 붙어 앉아 이런 상황을 반복하다 보면, 그 관계가 원래 어떤 관계인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저는 이게 이 게임의 진짜 무서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했거나 오래 만난 사이 — 저희처럼요. 싸워도 큰 문제가 안 됩니다. 이미 서로 못하는 걸 아니까요. "또 못 넘네" 하고 웃고 넘어갑니다. 오히려 같이 어려운 구간 깨고 나면 성취감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혼 이야기를 다룬 게임을 하면서 사이가 좋아지는 셈입니다.
썸 타는 사이나 만난 지 얼마 안 된 커플 — 여기가 위험합니다. 아직 서로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단계잖아요. 그런데 이 게임은 답답한 순간, 짜증 내는 말투, 못 하는 걸 못 견디는 성격을 다 끄집어냅니다. 몇 시간 동안이요. 좋게 끝나면 다행이지만, 상대가 "이 사람 이런 사람이었나" 하고 느끼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헤어지고 싶으면 하셔도 됩니다.
친구나 형제 — 무난합니다. 서로 욕해도 되는 사이면 오히려 제일 재밌게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이 게임은 온라인 플레이도 되지만, 저는 한 화면에 붙어 앉아서 하는 걸 추천합니다. 옆에서 상대 화면이 보여야 "지금 뭐 하는 거야"를 알 수 있고, 그래야 협동이 됩니다. 다만 그만큼 감정도 더 직접 전달됩니다.
게임 자체는 흠잡을 데가 거의 없습니다
싸움 얘기만 했는데, 게임의 완성도는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 붙잡고 하게 되고, 그래서 더 싸우는 거기도 하고요.
가장 놀라운 건 스테이지마다 게임이 통째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못과 망치를 쓰다가, 다음 챕터에서는 시간 조작과 순간이동을 쓰고, 그다음엔 또 완전히 다른 걸 씁니다. 각 챕터를 따로 떼서 팔아도 될 만큼 밀도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게임은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데 이건 끝까지 새로운 게 나옵니다.
화면 분할 게임의 고질병도 잘 해결했습니다. 보통 분할 화면은 시야가 좁아서 답답한데, 이 게임은 상황에 따라 시점이 알아서 바뀝니다. 둘이 같이 도망가야 할 때는 화면이 합쳐지면서 넓어지고, 필요하면 횡스크롤처럼 옆에서 보는 시점으로 전환됩니다. 이 전환이 자연스러워서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집 요소를 안 넣은 것도 좋았습니다. 코인 모으느라 맵을 뒤질 필요가 없어서 흐름이 안 끊깁니다. 대신 곳곳에 미니게임이 숨어 있는데, 이건 승부욕을 자극해서 또 다른 종류의 싸움을 만듭니다.
부활 시스템도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한 명이 살아 있으면 다른 한 명은 패널티 없이 부활하고, 둘 다 죽어도 바로 직전으로 돌아갑니다. 못하는 쪽이 미안해질 일이 적어요. 이게 없었으면 싸움이 훨씬 심해졌을 겁니다.
그래픽과 음악도 좋습니다. 픽사 애니메이션 안에 들어간 것 같은 색감이고, 상황에 맞춰 음악이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게임 패드와 키보드를 섞어 써도 각자에 맞는 버튼 표시가 나와서 헷갈리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추천: 오래 만난 연인이나 부부. 서로 편하게 욕할 수 있는 친구나 형제. 협동 게임을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은 분.
비추천: 썸 타는 중이거나 만난 지 얼마 안 된 커플. 게임 실력 차가 크고 그걸 서로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사이. 상대가 게임을 거의 안 해본 경우.
명작인 건 확실합니다. 다만 이 게임은 "같이 감동받는 게임"이라기보다 "같이 버티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이가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몰랐던 걸 알게 될 수도 있어요. 저희는 다행히 전자였습니다. 이혼 이야기로 시작하는 게임을 부부가 같이 깨고 나니 웃긴 기분이 들더군요.
[출처] [대도 리뷰] ep-01 레전드겜 잇 테이크 투(It Takes Two) / 대도서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GtI5tz0a-5c
이미지 출처: 잇 테이크 투 공식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