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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아내, 그리고 아내 친구들과 같이 했습니다. 저는 닌텐도 자체가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어요. 반면 아내와 친구들은 300~400시간씩 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초반에 다 얻어먹고 갔는데, 나중엔 제가 섬을 제일 잘 꾸며서 다들 자기 섬을 갈아엎었거든요.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초반은 그냥 얻어먹었습니다
닌텐도 게임을 처음 해보니까 뭐가 뭔지 몰랐습니다. 돈이 뭔지, 꽃을 왜 모아야 하는지, 아이템을 어떻게 얻는지 하나도 감이 안 왔어요.
그런데 옆에 300~400시간 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상황이 빨랐습니다. 아내와 친구들이 돈도 주고, 화석도 모아주고, 아이템도 챙겨줬습니다. 저는 거의 받기만 하면서 진행했어요.
덕분에 초반 스토리, 그러니까 엔딩까지는 정말 금방 봤습니다. 보통 이 게임을 처음 하면 한참 걸린다고 들었는데, 저는 그 과정을 대부분 생략했습니다. 남들이 몇백 시간 걸려 쌓은 걸 그냥 받아썼으니까요.
그다음부터 섬 꾸미기를 시작했습니다
엔딩을 보고 나니 이 게임의 진짜 콘텐츠가 시작됩니다. 자기 섬을 원하는 대로 꾸미는 것, 흔히 말하는 섬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 남이 대신 꾸며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배치를 어떻게 할지, 어떤 테마로 갈지,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전부 제가 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처음이라 오히려 정해진 방식이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미 몇백 시간 하면서 자기 스타일이 굳어 있었는데, 저는 아무것도 몰라서 이것저것 다 시도해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안 하던 배치나 조합이 나온 것 같습니다.
다들 제 섬에 와서 자극받았습니다
여기가 이 이야기에서 제일 재밌는 부분입니다. 아내와 친구들이 제 섬에 놀러 왔는데, 다들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뭔가 자극을 받았는지, 다녀간 뒤로 자기 섬을 싹 갈아엎기 시작했습니다.
몇백 시간을 들여 만든 섬을 초보가 온 지 얼마 안 돼 만든 섬을 보고 다시 만든다는 게 웃겼습니다. 저는 그냥 재밌어서 이것저것 해본 건데, 그게 오히려 신선하게 보였나 봅니다.
아내는 아예 저한테 자기 섬을 꾸며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내 섬까지 꾸며줬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오래 한 사람 섬을 꾸며주는 상황이 됐는데, 돌이켜보면 신기한 흐름입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생각해보면 이 게임의 구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행 콘텐츠, 그러니까 엔딩까지 가는 과정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여기서는 오래 한 사람이 확실히 유리하고,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 도움을 받았고요.
그런데 꾸미기는 다릅니다. 이건 시간을 얼마나 썼느냐보다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오래 했다고 반드시 잘 꾸미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익숙해진 사람은 자기 방식에 갇히기 쉽고,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낯선 조합을 시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한테는 숨겨진 이유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닌텐도 게임은 처음이었지만, 건설이라는 장르 자체는 제가 원래 자주 하던 쪽입니다. 배치를 잡고 동선을 짜고 구역을 나누는 감각은 다른 게임에서 이미 쌓아온 거였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 게임이 처음이었을 뿐, 건설이라는 행위 자체가 처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 경험이 섬 꾸미기에서 그대로 통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두 가지 재미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진행의 재미는 이 게임에 얼마나 익숙하냐의 문제고, 꾸미기의 재미는 건설이라는 감각 자체에 얼마나 익숙하냐의 문제입니다. 저는 앞의 것은 건너뛰고, 뒤의 것에서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정리하면
추천: 창의적으로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시는 분.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초반 진입이 훨씬 편합니다. 닌텐도가 처음이셔도 상관없습니다. 저처럼요.
비추천: 빠른 진행이나 목표 달성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노는 걸 답답하게 느끼시는 분.
정리하면 정말 힐링 게임이 맞습니다. 저는 남의 도움으로 시작해서 결국 남들을 자극하는 위치까지 갔는데, 그 과정 자체가 재밌었습니다. 오래 한 사람도 새로 온 사람도 각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할 사람이 있으시면 훨씬 좋습니다. 저희처럼요.
[출처]
이미지 출처: 모여봐요 동물의 숲 공식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