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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33,000원에 이 정도면 사도 될까
서비스를 종료한 뽑기 모바일 게임이 뽑기를 걷어내고 패키지 게임으로 돌아왔습니다.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이야기입니다. 친구 계정으로 잠깐 만져본 인상과 장시간 플레이한 리뷰들을 함께 정리해, 구매를 고민 중인 분들이 궁금해할 지점을 짚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칠 곳은 많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게임입니다.
뽑기를 버리고 패키지로 돌아온 선택
먼저 이 게임의 이력이 흥미롭습니다.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원래 캐릭터 뽑기 기반의 라이브 서비스 모바일 게임이었습니다. 퍼블리셔와의 분쟁으로 서비스가 종료된 뒤, 개발사는 뽑기 요소를 완전히 들어내고 싱글 위주의 패키지 게임으로 구조를 바꿔 스팀에 다시 내놓았습니다.
저는 이 결정이 이 게임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가 끝난 모바일 게임은 대개 그대로 사라집니다. 이미 만들어둔 캐릭터와 콘텐츠가 남아 있어도 이를 다른 형태로 되살리는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수익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고, 뽑기를 전제로 짜인 육성 곡선을 전부 손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격 정책에서도 이런 사정이 읽힙니다. 33,000원은 비슷한 규모의 패키지 게임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신작으로 정면 승부하기보다 진입 장벽을 낮춰 유저층부터 확보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개발사가 DLC와 추가 콘텐츠 로드맵을 함께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이 방식이 통한다면 서비스를 접은 다른 모바일 게임들에게도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 구성 자체는 뽑기를 걷어낸 흔적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19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월드를 탐험하고, 요리 재료 수확과 몬스터 사냥, 1,000개가 넘는 상자 개봉, 마을 미니게임, 수중 탐험 같은 오픈월드의 기본기가 갖춰져 있습니다.
던전은 장비 파밍용 일반 던전, 제작 재료용 특성 던전, 재화 던전, 스킬 강화 재료를 얻는 토벌, 그리고 레이드까지 목적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던전을 짧게 설계해 보스를 바로 잡거나 방 두세 개만 지나면 끝나도록 만든 점은 피로감을 확실히 줄여줍니다.
짧게 만져봐도 손에 붙는 전투
친구 계정으로 잠깐 플레이해본 인상부터 말씀드리면, 전투가 손에 빨리 붙습니다. 드래곤 네스트를 만든 개발진이라는 이력이 과장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투는 3인 1조 태그 콤보 방식입니다. 한 캐릭터로 적에게 화상, 감전, 기절, 다운 같은 상태 이상을 걸면 다른 파티원에게 태그 콤보가 이어지고, 캐릭터 전환 버튼을 누를 때 강한 스킬이 나갑니다. 같은 결의 상태 이상을 가진 캐릭터끼리 파티를 짜면 콤보가 끊기지 않습니다. 전환 시 나오는 연출이 짧고 시원해서 흐름을 끊지 않는 점도 좋았습니다. 조작이 복잡하지 않아 처음 잡아도 몇 분이면 감이 옵니다.
육성 체감도 뚜렷합니다. 진행할수록 용병단 등급이 오르고, 등급이 오르면 필드 몬스터 레벨도 함께 올라가면서 요구 스펙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파티 구성, 스킬 강화, 장비 강화, 각성제 투입까지 단계가 여러 겹으로 쌓여 있고, 장비를 끝까지 올린 뒤 재련으로 옵션을 굴리는 민맥싱과 레이드 룬 세팅이 후반부 재미를 담당합니다. 파고들 여지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이 부분에서 시간을 꽤 쓰게 될 겁니다.
다만 짧게 해본 저도 느낀 아쉬움이 있습니다. 실제로 쓰는 액티브 스킬이 두 개뿐이라 손이 조금 심심합니다. 궁극기나 합동기 같은 한 방이 없어서, 태그 콤보의 리듬에 재미를 못 붙이면 전투가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장시간 플레이한 리뷰들에서는 스킬 설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브레이크 수치나 타수, 계수 같은 정보가 명확하지 않아 빌드를 짤 때 답답하다는 것인데, 이건 UI 개선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 업데이트를 기다려볼 만합니다.
고칠 곳은 많지만, 그래서 여지도 큽니다
솔직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42시간 엔딩 리뷰에서 가장 크게 지적된 건 스토리 연출입니다. 본편과 무관한 잡담이 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정작 중요한 내용은 돌려 말해서 진행이 답답하다는 평가입니다. 대화 연출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로워, 사이드 퀘스트를 포기하고 메인마저 스킵하며 진행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보고됩니다. 대사 장면에서 음성 볼륨이 맞지 않거나, 연출 전환 시 캐릭터 상태가 굳는 현상, 좁은 공간에서 이펙트나 지형이 시야를 가리는 문제 등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들의 성격을 한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부 연출과 편의성 영역이지, 게임의 뼈대를 흔드는 종류가 아닙니다. 전투가 재미없다거나 육성 구조가 망가졌다는 지적은 나오지 않습니다. 즉 고치기 어려운 부분은 이미 잘 되어 있고, 남은 건 시간과 인력을 들이면 해결되는 것들입니다. 볼륨 밸런싱, 스킬 정보 표기, 연출 다듬기는 패치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멀티플레이 방식은 취향을 좀 탈 것 같습니다. 랜덤 매칭이 없고 초대 코드로 지인과 방을 파는 구조라, 혼자 하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싱글 게임입니다. 다만 원래 뽑기 모바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구조는 라이브 서비스 부담을 덜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육성과 세팅을 파고드는 재미를 좋아하고, 액션이 손에 붙는 게임을 찾으신다면 33,000원은 아깝지 않습니다. 반대로 스토리 몰입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모르는 사람과 함께 하는 멀티를 기대하신다면 지금은 맞지 않습니다.
스킬 정보 표기와 연출 개선 패치가 나온 뒤에 사셔도 늦지 않고, 그때쯤이면 지금보다 확실히 나은 게임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뽑기를 버리고 패키지로 돌아온 시도가 자리를 잡는지도 함께 지켜볼 만합니다.
[출처]
42시간 엔딩 후 솔직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리뷰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E4xB0GDkm3I
이미지 출처: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공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