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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 액세스로 나온 데드 애즈 디스코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배트맨 아캄 시리즈 같은 격투에 리듬 게임을 얹은 액션 게임인데, 저는 이 게임 소개를 보다가 한 가지에 꽂혔습니다. 내 PC에 있는 음악을 직접 넣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직 직접 해보지는 못했지만, 이 기능 하나가 왜 특별한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수록곡의 한계를 유저가 직접 넘는 구조
리듬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수록곡이 정해져 있다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곡을 넣어도 개수는 한정적이고, 취향에 안 맞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래서 리듬 게임들은 DLC로 곡을 계속 파는 방식을 택해 왔습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하고 싶은 곡 하나 때문에 팩을 사야 하는 구조죠.
데드 애즈 디스코는 이걸 다르게 풀었습니다. 인피니티 디스코라는 모드에서 PC에 있는 음악 파일을 가져와 쓸 수 있습니다. 곡을 넣고 게임에 맞게 박자를 잡아주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즉 수록곡이 몇 개냐가 중요하지 않아집니다. 내 플레이리스트가 곧 수록곡이 되니까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 게임의 재미가 음악과 액션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디스코는 유령 드럼스틱으로 적을 때리는데, 박자에 맞춰 공격이 들어갈 때의 쾌감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그러면 그 박자가 내가 좋아하는 곡의 박자일 때 만족감이 가장 커지는 게 당연합니다.
해외에서는 더 위켄드의 Blinding Lights를 틀어놓고 적을 패는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곡의 분위기와 게임의 네온 감성이 잘 맞았던 거죠.
그런데 저는 한국 노래를 넣고 싶습니다
여기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해외 리뷰들은 팝 얘기만 하는데, 저는 이 기능을 보자마자 다른 게 떠올랐습니다.
한국 노래를 넣을 수 있다는 겁니다.
생각해 보면 이건 꽤 큰 일입니다. 리듬 게임에서 한국 곡을 하려면 그 게임이 한국 시장을 신경 써서 라이선스를 따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방법이 없어요. 그런데 이 게임은 그냥 파일을 넣으면 됩니다. 아이돌 곡이든, 좋아하는 밴드 곡이든, 심지어 트로트든 상관없습니다.
게임 안에 이미 헤비메탈, 케이팝, 일렉트로닉 같은 장르가 스테이지 테마별로 들어가 있고, AI 케이팝 아이돌과 싸우는 구간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국 곡을 넣었을 때 이질감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라면 어떤 곡을 넣을지 벌써 생각해 봤습니다. 후렴에서 비트가 확 터지는 곡이 잘 맞을 것 같고, 반대로 잔잔한 곡은 액션과 안 붙을 것 같습니다. 이런 걸 직접 실험해 보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콘텐츠라고 봅니다.
어떤 곡이 의외로 잘 맞는지 찾아내는 재미죠.
이 지점이 이 게임을 다른 리듬 액션과 구분 짓는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리듬 게임은 개발사가 준 곡을 얼마나 잘 치느냐의 게임인데, 이건 내가 고른 곡으로 어떤 장면을 만들지의 게임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오래 붙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리듬 게임은 풀콤보나 랭킹처럼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같은 곡을 수십 번 하게 되죠. 그런데 이 게임은 리듬에 맞춰 잘 때리고 피하면 되는 구조라, 그런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가 약해 보입니다.
곡을 바꿔가며 전투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수십 시간을 채우기는 어려울 겁니다. 커스텀 음악이 강력한 기능인 건 맞지만, 그것만으로 장기 플레이 동력이 되려면 챌린지 구성이나 기록 경쟁 같은 게 더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리 액세스라는 걸 감안하면 이건 앞으로 채워질 부분이기도 합니다. 1.0에서 인피니티 디스코 모드가 어떻게 발전하느냐가 이 게임의 수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분에게 맞을 것 같습니다
추천: 좋아하는 노래가 확실히 있고, 그 노래로 뭔가 해보고 싶으신 분. 짧고 강렬한 액션을 선호하시는 분. B급 감성 연출을 좋아하시는 분.
비추천: 정식 리듬 게임의 점수 경쟁을 기대하시는 분. 한 게임을 오래 파고드는 걸 원하시는 분. 얼리 액세스 상태를 감수하기 싫으신 분.
정리하면, 저는 이 게임을 게임보다 도구에 가깝게 보고 있습니다. 내 플레이리스트로 액션 장면을 만드는 도구요. 그렇게 보면 수록곡이 적다거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조금 다르게 읽힙니다. 저는 일단 얼리 액세스가 좀 더 진행되면 사서, 좋아하는 곡부터 넣어볼 생각입니다.
[출처] 얼리액세스 간단 플레이 후기 – 데드 애즈 디스코 / 게임 컬러의 빅비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92bgPvymDLI
이미지 출처: 데드 애즈 디스코 공식 페이지
